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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행진 인터뷰④] 전역산 “여자 역할 전문 배우? 저만의 영역 있다는 것 행복한 일이죠”
털털한 여고생 상남 역으로, 2007년 초연부터 무대에 올라
 
김이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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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젊음의 행진(연출 심설인)'에서 상남이 역을 맡은 배우 전역산을 서울 용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여자는 여자가, 남자는 남자가 꼭 연기해야 할까.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일 수도, 내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 성(性)을 뛰어넘는 끼로 캐릭터를 풀어내는 이를 보노라면, 반기를 들었던 마음도 손바닥 뒤집히듯 바뀔 수 있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연출 심설인)’에서 10년째 보이시한 여고생 ‘상남’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전역산의 이야기다. 여자보다 더 여자 같은 몸가짐과 말씨로 관객들을 꾀어내는 마성의 ‘씬 스틸러’ 전역산을 만났다.
 
2007년 초연 멤버로서 2013년 시즌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참여한 전역산은 “항상 상남이는 내가 해야만 되는 일인 것처럼 느껴왔는데 특히 올해는 10주년을 맞이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며 “한국은 물론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한 배역을 10년 동안 연기한 배우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매년 수십 개의 공연이 증발하는 공연계에서 ‘젊음의 행진’은 10년째 관객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작품과 긴 세월 동고동락해온 전역산이 생각하는 ‘젊음의 행진’ 장수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딸부터 엄마까지 모든 세대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두 시간 내내 고단한 일상을 잠시 잊고 흥겹게 즐길 수 있다”며 망설임 없이 작품의 매력을 꼽았다.
 
전역산은 “작품이 긴 시간 무대에 올랐던 터라 누군가는 ‘이번에도 또 그거냐’며 타박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젊음의 행진’을 처음 보는 관객분들이 있다”며 “그분들에게 그동안 피, 땀 흘려서 만든 상남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뉴스컬처)   ©뉴스컬처DB
 
배금택 작가의 인기 만화 ‘영심이’를 원작으로 삼은 ‘젊음의 행진’은 1980~1990년대를 주름잡은 유행가들을 한 데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작품은 서른다섯의 공연기획자 영심이 콘서트 준비 도중 돌발사고로 첫사랑 경태를 우연히 마주하게 된다. 이후 현재와 과거 왈가닥 여고시절을 오가며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역산은 극중 영심의 여고 동창 ‘상남’을 연기한다. 상남은 시크하면서도 털털한 여고생으로, 본래 여배우가 맡기로 한 배역이었으나 전역산에게로 오게 됐다. 우연히 찾아온 배역은 10년째 그의 곁에 머물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만만치 않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적절히 섞어야 맛깔난 캐릭터로 구현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전역산은 장면마다 철저히 계산해 연기한다.
 
“상남이는 너무 남자 같아도, 여자 같아도 안 돼요. 처음에는 적정한 온도를 찾는데 한참 헤맸어요. 대사 톤이나 의상도 여러 번 바꾸면서 가장 상남이다운 것들을 찾아 나갔죠. 지금은 장면마다 색깔을 달리 표현해요. 친구들이랑 있는 장면에서는 무뚝뚝하면서도 시크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신경 쓰고, 미팅이나 짝사랑하는 교생 선생님 앞에서는 한껏 여성스럽고 사랑스럽게 연기하려고 합니다.”
 
그는 이번 시즌 신선함보다 익숙함을 택하기로 했다. 엄청난 것이 아니고서 크고 작게 바꾼다면, 상남이만의 개성이 퇴색될 것 같은 우려가 들었다. 전역산은 “작품이 긴 시간 무대에 올랐던 터라 누군가는 ‘이번에도 또 그거냐’며 타박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젊음의 행진’을 처음 보는 관객분들이 있다”며 “그분들에게 그동안 피, 땀 흘려서 만든 상남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뮤지컬 '젊음의 행진(연출 심설인)'에서 상남이 역을 맡은 배우 전역산.(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전역산은 뮤지컬 ‘젊음의 행진’ ‘난쟁이들’ 등 PMC 프로덕션 작품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젊음의 행진’에서는 걸크러시를 자아내는 여고생으로, ‘난쟁이들’에서는 좀 놀아본 공주 신데렐라로. 두 작품 모두 여자보다 더 예쁜 여자로서다. 이에 전역산은 팬들 사이에서 ‘PMC의 딸’이라고도 불린다.
 
“제가 사실 여장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해해요. 그래서 예전에는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아요. 남자가 여자 역할을 잘 소화해낸다면, 그것도 엄청난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여자 역할을 한다고 해서 남성적인 역할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배우로서 더욱 메리트가 있는 거죠. 저만의 영역이 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웃음)”
 
지금에 만족하는 그에게도 꿈의 배역이 있지 않을까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넘치는 긍정의 에너지뿐이었다. 1996년 TV 아역배우로 데뷔한 그는 그간 지나온 길이 험준했기에 무대의 소중함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전역산은 “역할을 가리는 순간 내 본질이 없어지는 것 같다”며 “그저 무대 위에 있고 싶고, 관객들에게 박수 받을 만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꾸고 있는 꿈은 강렬했다. 죽고 나서도 ‘전역산’이라는 배우 이름 석 자를 관객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뮤지컬 ‘그리스’의 소니, ‘젊음의 행진’의 상남, ‘난쟁이들’의 신데렐라처럼 그만이 할 수 있는 배역을 차곡차곡 쌓으며, 한국 뮤지컬의 자부심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전역산의 어제를 돌아보니 그의 꿈은 이른 시일 내에 실현될 것만 같다. 아니 이미 벌써 이룬 것일지도.
 

[프로필]
이름: 전역산
직업: 뮤지컬 배우, 탤런트
출연작: 뮤지컬 ‘피퍼나잇’, ‘젊음의 행진’, ‘인더 하이츠’, ‘난쟁이들’, ‘베어 더 뮤지컬’, ‘그리스’, ‘총각네 야채가게’, ‘올 댓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찰리브라운’, ‘페임’, ‘피피오’, ‘헨젤과 그레텔’ 외 / 영화 ‘악인은 살아있다’, ‘레드 아이’, ‘시라노 연애조작단’, / 드라마 ‘드림 하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 ‘진주목걸이’, ‘안녕 내 청춘’, ‘로맨스’, ‘임꺽정’, ‘쌍둥이네’ 외
 
(뉴스컬처=김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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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슬 기자
뉴스컬처/뉴스제작본부
news@newsculture.tv
 
2016/11/12 [09:22]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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