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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파격의 연속,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과감한 선택이 최고의 무대 만들어
 
송현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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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연출 서재형) 공연장면     ©송현지 기자
 
(뉴스컬쳐=송현지 기자)
100분 간 굳게 닫혀있던 ‘성문’이 열렸다.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는 무대에서 내려와 텅 빈 객석 사이로 퇴장했다. 무대 위 관객들은 서서히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숨죽이고 바라보았다. 피눈물을 연상케 하는 붉은 전구들이 내려앉았고, 천둥과 빗소리를 품은 스피커도 묵중한 무게를 안고 내려왔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연출 서재형)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일단 자리 배치부터 신선했다. LG아트센터의 객석을 과감히 비웠다. 대신 무대 위에 300석을 새로 배열했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껴보라는 연출가의 의도였다.
 
효과 만점이었다. 연기자들의 숨소리부터 옷자락이 펄럭이며 이는 바람까지 객석으로 고스란히 날아왔다. 오이디푸스가 ‘어머니’하고 울부짖을 땐 목젖까지 보였다. 울음과 떨림, 긴장감과 비장함이 바로 눈 앞에서 펼쳐졌다. 관객들은 숨조차 함부로 쉬지 못했다. 배우들이 끌고 가는 호흡에 혹여나 방해될까 조심했다.
 
미니멀한 원형무대를 가득 채운 건 14명의 코러스들이었다. 극단 죽도록 달린다의 장점인 '고도로 훈련된 움직임'이 다시 한 번 발휘됐다. 이들은 의자를 돌리고 옮기고 넘어뜨리고 세우며 장면을 빠른 속도로 전환시켰다. 신체를 활용한 효과음에도 독창성이 두드러졌다. 발목을 ‘탁탁’ 치는 소리부터 까마귀 울음소리, 아기 울음소리까지. 이들은 오로지 몸으로 소리를 냈다. 아날로그적인 접근이었다.
 
최우정 작곡가는 이 음악극에 건반악기만을 활용했다. 피아노 1대가 주선율을 맡았고, 나머지 3대는 극중 상황에 알맞게 연주됐다. 멜로디는 반음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비장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예언자 티레시아스는 한 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대사를 읊기도 했다. 또 오이디푸스는 피아노 건반을 강하게 두들기며 자신의 비참한 심정을 표출했다. 즉흥성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오이디푸스 역의 박해수 배우와 이오카스테 역의 김은실 배우는 그 인물로 빙의된 듯한 열연을 선보였다. 시종 강렬한 눈빛을 뿜었던 박해수는 결국 신이 내린 운명으로 비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막바지에는 자궁을 연상케 하는 욕조 안으로 들어가, "신이시여, 만족하셨는가"라고 진심을 다해 대사를 읊었다.
 
김은실 배우는 부인에서 어머니로 변화하는 그 순간, 목소리와 표정을 완전히 반전시켰다. 20년의 세월을 단 번에 늙어달라는 연출가의 요구를 자신의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인 연기였다.

소포클레스의 희랍비극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는 결국 원본에 충실했다. 다만, '코러스'에 중점을 두었다. 그랬더니 완전히 새로운 무대가 탄생했다. 서재형 연출은 그의 바람대로 '최우수' 이상의 무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공연정보]
공연명: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원작: 소포클레스
연출: 서재형
음악: 최우정, 한지원
작사: 한아름
공연기간: 2011.4.26~5.1
공연장소: LG아트센터
출연진: 박해수, 조휘, 이원, 김은실, 박지희, 김준오, 임철수, 김정윤, 성진수 외
공연가격: 전석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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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지 기자
뉴스컬처/뉴스제작본부
song@newsculture.tv
 
2011/05/02 [17:45]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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