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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①] '붉은 정원' 에녹·정상윤 "주어진 상황에 맞게, 충실히"
세 사람의 첫사랑, 그리는 '빅토르' 역 맡아
 
이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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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붉은 정원'(연출 성재준)에서 '빅토르' 역을 맡은 배우 정상윤(왼쪽)과 에녹을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사진=벨라뮤즈

[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아들에겐 '동경' 받는 멋진 아버지이자 소설가. 사냥을 좋아하고 한 여자를 반하게 만든 캐릭터. 지난해 리딩 공연에 참여했던 정상윤과 이번 본 공연에 새로 합류하게 된 에녹은 '붉은 정원'에서 '빅토르'로 분해 열연 중이다. 완벽해 보이지만 내면의 쓸쓸함을 안고 있는 두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 귀족 가문의 이성적이고 예의 바른 작가, 캐릭터 분석에 중점을 준 부분이 있다면?
 
에녹: 기본에 충실히 하려고 했어요. 덧붙여 말하면 극 안에서 캐릭터는 상황과 선택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최소한의 우유부단은 배제하고 자칫하면 끌려가는 입장의 남자로는 비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이 절제하는 부분에 있어서 가지고 있는 성향보다 처해진 상황에 대해 성향이 드러나요. 때문에 의도적으로 예의 있는 모습으로 비쳤으면 좋겠어요.
 
정상윤: 비슷해요. 시대적인 면도 말투도 그렇고요. 상황에 맞게 살아왔기 때문에 보이는 모습들이 오히려 캐릭터화되는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요즘 시대에 읽힌 바와는 다른 거 같고요. 조금 더 단단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잡았어요. 삶에 대한 인간적인 모습도 분명히 있고요.
 
▲ 뮤지컬 ‘붉은 정원’(연출 성재준) 공연장면 중 빅토르(에녹 분)가 과거를 회상하고 있다.     ©윤현지 기자

- 차가운 슬픔과 열망이 돋보이더라.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정상윤: 외롭고 쓸쓸함이 있어요. 이 부분을 글 속에서나 사냥에서나 해소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에녹: 자신이 처한 환경 때문에 절제한 부분이 있어요. 이 점을 뚫고 나갈 부분이 없어서 극 안에서는 사냥은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설정했어요. 그때 만큼은 모든 걸 다 던지려고 해요. '모든 걸 다 버리고 자신의 길을 쫓는' 이라는 대사가 있어요. 빅토르는 이렇게 되고 싶었던 거 같아요. 비록 사냥꾼처럼은 되지 못했지만, 처한 상황 안에서는 즐기려고 해요. 관객들에게 그 외로움이나 쓸쓸함이 오히려 웃음 속에서 드러 났다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무언가 강하게 원하는 힘이 너의 삶을 이끌 수 있도록' 인상적이다. 좋아하는 장면이나 대사 한 줄을 들려준다면?
 
에녹: 주옥같은 대사와 가사들이 많아요. 대본을 보면서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아도니스의 정원 중 '아도니스는 맨발이었다'라는 소절이에요. 지나가 다시 소설을 써 달라고 말하기 이전에 빅토르라는 캐릭터는 어느 정도 자신의 마음을 절제하고 잘 숨겼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미있는 게 빅토르가 지나에게 직접 얘기하지 못하지만, 소설을 통해서 마음을 간접적으로 얘기하고 있어요. 굉장히 직접적이면서도 간접적이라는 게 굉장히 좋았어요. 그리고 '아도니스는 맨발이었다'가 저 자신을 위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맨발이라는 거 자체가 어떻게 보면 다 벗겨졌다고 생각해요.
 
지나를 처음 만났을 때 다 벗겨진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죠. 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면 긴장함과 동시에 부끄러울 때가 있잖아요. 이런 부분을 바꿔서 의도적으로 쓴 게 빅토르의 심정이 아녔느냐고 생각했어요. 작가님께 여쭤보니까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당황했지만, 저 자신의 해석으로는 빅토르 스스로에게 에너지를 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상윤: 다 좋아요. 특히 좋은 건 극 중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똑각똑각' 이 부분이요. 어떻게 보면 빅토르는 탈출하고 싶었지만 그게 삶이고 그 안에서 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재미있는 건 빅토르가 사냥이나 글쓰기로 다른 사람들의 억압이나 자유를 대신하기도 하고 자신의 해소를 위해서 사냥도 해요.
 
그리고 빅토르와 지나가 '이 순간만큼은 자유롭게' 같이 춤을 추는 이 장면 하나로 두 사람의 관계가 모두 설명돼요. 이때 가사와 대사도 참 좋고요. 둘의 교감으로 자유를 나눌 때 수 많은 말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아요. 그리고 3명만 나오는 상황이지만, 많은 사람 속에서 같이 춤추고 있다고 상상해요.(웃음)
 
에녹: 앙상블만 80명이 있죠. 이반도 저 먼 대저택에서 바라보고요.(웃음)
 
▲ 의상이 꽤 다양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의상에 대해 에녹은 "빅토르 의상은 다 좋다. 극 중 배경이 여름이라고  소개 되고 있어서 어디가 여름인가 싶어 여쭤봤었는데 조사한 부분 안에는 충분히 입을 수 있었던 의복이었다. 시대적인 부분도 그렇고 배우다 보니까 궁금한 점이 많은데, 색깔부터 디자인이 두드러져 빅토르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있는 거 같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 사진=벨라뮤즈

- '이반 투르게네프' 원작 '첫사랑' 모티브, 첫눈에 반하는 사랑에 대한 생각은?

 
정상윤: 여러 가지라고 생각해요. 진짜 한눈에 종이 울린다 표현도 그렇고 어렸을 때 첫사랑, 많이 느꼈어요. 학창시절 때 짝사랑이든 뭐든 첫눈에 반한다는 걸 많이 느꼈지만 사실 그것만이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함께하면서 좀 더 커지고 사랑은 정의할 수 없는 무궁무진한 어려움인 거 같아요.
 
에녹: 개인적으로는 첫눈에 반한 감정을 느껴본 적은 없어요. 오래 보고 익숙해지는 점이 큰 거 같아요. 사실 사랑의 모습은 첫사랑을 기억할 때는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지만, 냉철하게 제 삼자의 시각으로 보면 굉장히 이기적이에요. 서툴기도 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이미지가 아닌 부분도 많을 거라는 생각해요. 작품으로 이야기해보면 세 사람이 첫사랑을 느꼈던 순간인데, 어떻게 보면 아름답게 보일 수 있지만, 굉장히 이기적이고 못 되게 보일 수도 있어요. 작품에도 이런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요. 조금은 불편할지라도 관객들에게 사랑의 기억이 소환되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정상윤: 서로 통한다는 것이 매우 커요.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서로 닿게 되는 점은 분명히 있어요. 첫눈에 반하든 깊어지든 뭐든 그들만의 연결고리는 있다고 생각해요.
 
[NC인터뷰②] '붉은 정원' 에녹·정상윤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면 분명히 있었죠"로 이어집니다.
 
 
[프로필]
이름: 에녹
생년월일: 1980년 2월 10일
직업: 배우
출연작: 뮤지컬 '알타보이즈', '록키호러쇼', '자나, 돈트!', '사춘기', '로미오 앤 줄리엣', '달콤한 나의 도시', '모차르트!', '캣츠', '레베카', '스칼렛 핌퍼넬', '카르멘', '쓰릴 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블랙 메리 포핀스', '브로드웨이 42번가', '햄릿', '배니싱', '에드거 앨런 포', '용의자 X의 헌신', '붉은 정원' 외/ 연극 '쉬어매드니스', '밀당의 탄생', '보도지침' 외.
 
[프로필]
이름: 정상윤
생년월일: 1981년 5월 15일
직업: 배우
출연작: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드라큘라', '그리스', '위대한 캣츠비', '사랑은 비를 타고', '씨 왓 아이 워너 씨', '쓰릴 미', '오페라의 유령', '김종욱 찾기', '파리의 연인', '블랙 메리 포핀스', '삼천', '투모로우 모닝', '풍월주', '공동경비구역 JSA', '살리에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드거 앨런 포', '고래고래', '오! 캐롤' , '나폴레옹', '붉은 정원' 외. / 연극 '지하철의 연인들', '썸걸즈', '프라이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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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뉴스컬처/뉴스제작본부
picfeel@asiae.co.kr
 
2018/07/16 [23:08]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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