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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 도우’ 정동화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변화시키듯, 평범함의 힘을 믿죠”
사기극의 주인공에서 시민들의 영웅이 되는 ‘윌러비’役
 
양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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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존 도우 (연출 반능기)’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정동화를 서울 연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사진=HJ컬쳐
 
어떤 역할을 맡겨도 자신의 색으로 소화하는 것만큼 배우에게 큰 장점이 있을까. 정동화는 배역의 크고 작음, 밝고 어두움, 무겁고 가벼움에 관계없이 자신의 몫을 해내는 배우다. 대학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를 꼽으라고 할 때,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은 아닐까. 지난 1일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존 도우(연출 반능기)’에서 요즘 공연계에서 드물다는 ‘원 캐스트’로 활약 중인 정동화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 2월까지 뮤지컬 ‘타이타닉’의 무선기사 ‘해롤드 브라이드’로 3개월간 살았던 그는 이번에도 원 캐스트 행보를 걷게 됐다. 보통 2개 많으면 3개 작품까지 동시에 출연했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다소 이례적이기도 하다. 정동화는 “2011년 ‘스프링 어웨이크닝’ 이후 오랜 만에 단일 캐스팅으로 연달아 무대에 서고 있다. 작품적으로 하나에 몰두하다 보니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배우로서 관리를 하게 된다는 부분에서 장점이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은 앞서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통해 인연을 맺은 HJ컬쳐에서 제작 단계부터 잘 맞는 배역이 있다고 귀띔을 해준 덕분에 무대에 서게 됐다. 그는 “제작사에서 배우를 믿어주고 신작을 맡겨주는 상황 자체가 굉장히 고마운 일이다. 특히 ‘존 도우’라는 이름 자체가 처음부터 느낌이 좋게 다가왔는데, 미국에서는 ‘김아무개’처럼 ‘신원 미상’이라는 뜻이더라. 유채화처럼 느꼈던 인물이 순간 수묵화로 바뀌면서 더 흥미가 생겨났다”고 돌아봤다.
 
▲ 뮤지컬 ‘존 도우(연출 반능기)’ 공연장면 중 윌러비(정동화 분)이 존 도우의 이름으로 연설을 하는 모습.(뉴스컬처)     © 사진=HJ컬쳐
 
‘존 도우’는 아카데미 감독상 3관왕, 골든 글로브 감독상 등을 거머쥔 할리우드 거장 프랭크 카프라의 영화 ‘존 도우를 찾아서’를 원작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1934년 대공황 시기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존 도우’라는 인물이 사회에 항거하는 의미로 시청 옥상에서 자살하겠다는 유서를 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거짓말이 낳은 가짜 영웅 ‘존 도우’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크고 작은 움직임이 일어나는 과정을 그린다.
 
극 중 정동화는 어깨 부상을 당한 전 야구선수이자 ‘존 도우’ 열풍의 주인공이 되는 ‘윌러비’ 역을 맡았다. 경제 공황 속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신문사 기자 ‘앤’이 꾸민 사기극에 휘말리는 인물이다. 그는 “우리 작품은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나비 효과’ 같은 이야기를 그린다. 시민들이 ‘배고프다, 빵을 달라’고 외쳤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인 앤이 꾸며낸 작은 일 하나가 미국 전역을 움직이는 큰 사건이 된다”고 말했다.
 
“193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하지만 우리 사회와 비슷한 점이 참 많아요. 지금보다 발전이 덜 됐을 뿐이지 사람들이 사는 방식 자체는 크게 다를 게 없더라고요. 잘못 돌아가는 세상을 향해 분노하고 저항하는 것 또한 닮아 있어요. 지난해 촛불 집회를 통해 시민들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시켰고 최근 ‘미투 운동’ 같은 캠페인, 휴대폰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국민 청원을 통해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잖아요.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행동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작품과 맞닿은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 뮤지컬 ‘존 도우(연출 반능기)’ 공연 장면 중 윌러비(앞 왼쪽, 정동화 분)과 함께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장면.(뉴스컬처)     © 사진=HJ컬쳐

정동화는 “최근 들어 바뀐 생각 중 하나가 사람들이 서로 도울 때 세상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이는 것 같다. 산업화 이후 돈이 오가면서 그런 개념이 희미해졌는데, 예를 들면 인터뷰를 하는 이 카페도 주인이 공간과 음료를 내주면서 지금 이 시간을 도와주는 거고, 우리도 그 가치를 인정해 돈을 지불한 것이다. ‘돈을 냈으니 이 사람을 부린다, 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각박한 사회가 되는 건 아닐까. 서로 돕고 고마워하는 일들이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온다는 우리 작품의 메시지와도 맞아 좋다”라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존 도우’에 등장하는 인물 또한 주위에서 볼 법한 이들이다. 정동화는 “많은 배역들이 이 세상에서 보기 힘든 드라마틱한 인생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결코 평범하기만 한 삶은 없는 것 같다.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일상이 너무도 극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캐릭터를 찾을 때 오히려 곁에 있는 사람을 살펴보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동화는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 사실은 너무도 치열하다는 걸 알기에 극장을 찾아주시는 관객에 대한 감사함이 더없이 크다”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세상을 사는데 수많은 일이 있고, 시간이 모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 사람들이 TV나 영화를 전부 보지 못하고, 1~2분짜리 짧은 영상으로 만족하는 것도 바쁘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시간을 내고 돈을 쓰며 자신의 인생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관객 분들을 위해 나는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공연을 보러 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줄 알고 있어요. 그걸 아는 만큼 저희도 ‘존 도우’를 열심히 만들었으니, 많은 분들이 극장에 오셔서 힘을 얻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시놉시스만 보면 뭔가 ‘다크’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음악, 안무, 드라마 등 여러 면에서 다채롭고 결이 풍부한 작품이에요. 뮤지컬 처음 보시는 분들, 계속 보셨던 관객 분들 모두에게 강력 추천해드리고 싶어요.(웃음)”
 
▲ 정동화는 현 시점 고민에 대해 “공연 시장에 작품도 많고 배우도 넘쳐나는 상황에서 연달아 무대에 설 수 있는 건 큰 행운이다. 이제 선배와 후배 사이 딱 중간 위치가 됐는데,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고민이 있다. 선배 중 이건명 형을 참 좋아하는데 무대에서의 에너지나 마음가짐이 늘 한결 같다. 그런 점을 본받아 앞으로도 신나게 달려보고 싶다”고 말했다.(뉴스컬처)     © 사진=HJ컬쳐

 
[프로필] 
이름: 정동화 
생년월일: 1984년 1월 9일 
직업: 배우 
학력: 명지전문대학 연극영화과 
출연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밴디트’, ‘컨츄리보이 스캣’, ‘젊음의 행진’, ‘알타보이즈’, ‘형제는 용감했다’, ‘헤어스프레이’, ‘궁’, ‘스프링 어웨이크닝’,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김종욱 찾기’, ‘비스티 보이즈’, ‘쓰릴 미’, ‘난쟁이들’, ‘사의 찬미’, ‘신과 함께_저승편’, ‘위대한 캣츠비 Reboot’, ‘바람직한 청소년’, ‘라흐마니노프’, ‘트레이스 유’, ‘구텐버그’, ‘라흐마니노프’, ‘타이타닉’, ‘존 도우’ / 연극 ‘트루웨스트’, ‘엠.버터플라이’, ‘두결한장’, ‘프라이드’, ‘슬루스’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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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8/03/22 [10:23]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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