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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무용이면서 동시에 완벽한 스토리 극…스페인국립무용단 ‘카르멘’
카르멘의 섹슈얼보다 의지와 자유로움에 무게 실어
 
황정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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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 ‘카르멘(안무 요한 잉예르 )’ 공연장면 중 카르멘(왼쪽, 카요코 에버하트 분)과 돈 호세(단 베르보르트 분)가 춤추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팜므파탈적 여성의 대표적 캐릭터로 손꼽히는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이 모던발레의 옷을 입고 국내 관객과 만났다. 스페인국립무용단이 선보이는 ‘카르멘’이 지난 9일 개막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카르멘’은 여러 남자를 유혹하는 카르멘이라는 한 여성의 강렬한 캐릭터가 작품을 끌고 가는 8할의 힘을 지니고 있다. 주인공인 그녀가 뭇 남성들이 가슴 설렐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포인트인 셈이다. 사랑에 있어서는 그 어떤 남성보다 적극적인 카르멘의 감정의 속도를 따라간다는 점, 더불어 그녀가 지나치는 곳 주위로 늘 커다란 파장이 요동친다는 점에서 극의 속도감은 빠르고, 극이 전하는 에너지 파장도 매우 역동적이다.

이번에 내한한 스페인국립무용단의 ‘카르멘’은 바로 이러한 지점에 집중한 작품이었다. 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입고 무대를 활보하는 카르멘은 온통 무채색으로 가득한 무대를 강렬하게 환기하는 힘을 지녔고, 그녀를 따라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돈호세의 캐릭터 변화는 춤과 연기를 통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현대적 감각을 덧입힌 캐릭터와 안무다. 그저 ‘집시 여인’으로만 알고 있던 카르멘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여기에 ‘걸 크러쉬’의 이미지를 더해 섹슈얼로만 장착된 캐릭터가 아닌 당당함과 자유로움의 이미지를 더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인물로서, 그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카르멘의 캐릭터는 지금의 시대와 훨씬 자연스럽게 맞닿는 지점이 있었다.
 
▲ 무용 ‘카르멘(안무 요한 잉예르 )’ 공연장면 중 돈 호세(오른쪽, 단 베르보르트 분)가 카르멘(카요코 에버하트 분)과 함께 춤추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돈 호세와 카르멘의 마음을 사로잡은 새로운 남자 투우사의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한 여인을 향해 지고지순한 사랑을 갈구하는 돈 호세와, 카르멘 만큼이나 도발적이고 탄탄한 근육질을 자랑하는 투우사는 등장부터 퇴장까지, 무대 위의 몸짓과 연기가 완전히 상반된다. 특히 돈 호세가 카르멘을 갈구하면서 다소 난폭하게 변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안무가 요한 잉예르는 이러한 캐릭터 변화를 무용 동작에 섬세하게 담아냈다.

이처럼 스페인국립무용단의 ‘카르멘’은 안무가 요한 잉예르(Johan Inger)의 현대적 감각이 담긴 안무를 바탕으로 한다. 2016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안무가상을 수상하며 세계 무용가의 반열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작품을 보면 카르멘 만큼이나 돈 호세의 모습이 꽤나 부각됐는데, 이는 안무가 요한 잉예르의 의도다.
 
그동안의 많은 작품에서는 카르멘의 모습만 독보적으로 조명돼 돈 호세의 역할이 다소 보이지 않았지만, 카르멘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라도 돈 호세를 탐구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판단한 요한 잉예르는 이번 작품에서 돈 호세의 고민과 혼란, 괴로움을 담아냈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이 아닌 원작자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 ‘카르멘’으로부터 더욱 영감을 얻은 셈이다.

여기에 더해 원작에는 없는 ‘소년’의 캐릭터가 추가됐다. 극 중 소년은 시종일관 카르멘과 돈 호세 주변에서 그들을 관찰,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안내하고 인물의 내면을 이미지화 해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카르멘에 섹슈얼 이상의 이미지가 입혀져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다. 오는 12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공연정보]
공연명: 스페인 국립무용단  ‘카르멘’
안무: 요한 잉예르
공연기간: 2017년 11월 9~12일
공연장소: LG아트센터
출연진: 카요코 에버하트, 단 베르보르트, 박예지 외
관람료: VIP석 12만원, R석 10만원, S석 8만원, A석 6만원, B석 4만원

(뉴스컬처=황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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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기자
現 뉴스컬처 객원기자
前 문화플러스 기자

프리랜서 작가 겸 자유기고가
"글은 연주요, 언어는 악기다"
 
2017/11/10 [10:03]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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